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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댓글(악플)과 대응하는 방법
작성자 연풍중학교 등록일 13.04.05 조회수 982

'악성 리플족'을 해부한다

문요한 (태능성심정신과 원장)


[ 악플러의 심리 ]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郭錦珠) 교수는 “인터넷에 악플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자신의 상태나 욕구를 알리고자 하는 과시욕과 사람들의 반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관음증의 발현”이라며 “이런 욕구가 좌절되면 익명성에서 오는 분노로 인해 더욱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출처 : 동아일보)

 점점 더 많은 범죄가 불특정인을 상대로 행해지고 있고 명확한 범죄동기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인터넷이라는 바다 속에 언제부터인가 썩은 탁류가 흘러 들어오고 있다. 네티즌들이 많이 오고가는 게시판마다 악의적인 비방과 욕설이 넘쳐나고 심지어는 그런 비난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악플러’란 다른 네티즌의 글에 악의적인 욕설이나 비방의 악성 리플(일명 ‘악플’)을 다는 네티즌을 일컫는 인터넷 신조어이다. ‘악플족’이라고도 부르며 ‘인터넷 훌리건’이라고도 하고 네티즌과 훌리건을 합쳐서 ‘네티건’이라고도 부른다.

이제는 어디를 가더라도 이런 ‘악플러’들과 마주친다. 비판적인 태도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고 인신공격만 일삼는 이런 글들을 보면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참 궁금하다. 도대체 이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편의상 ‘악플러’를 일단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자.


1) 겁많은 패배자형

 첫째는 만성적인 욕구좌절로 열등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는 ‘겁 많은 패배자’ 유형이다. 이들은 살아오면서 긍정적인 성취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도 없는 사람이다. 여러 번의 패배가 쌓이면서 늘 자신감이 없고 자신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분노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불공정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흥분하지만 현실에서는 저항하지 못한다. 이들은 악플을 달면서 비로소 내면에 쌓인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쏟아낸다. 형한테 계속 얻어터지는 동생이 아무 상관없는 강아지를 걷어차고 괴롭히는 것처럼 이들은 다른 사람의 글에 엉뚱한 화풀이를 해대고 인신공격과 성적 언어폭력을 일삼는다. 상상 속에서나마 힘이 센 사람이 되어 복수를 즐기는 이들에게 있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게시판은 또 다른 상상의 터전이며 배설의 공간이다. 이들에게서 삶의 위안은 다른 사람의 불행이다. 악플을 통해 남을 파괴시켰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의 화난 모습을 연상하거나 확인하며 위안을 얻는다. 상대방이 자극을 받고 크게 흥분할수록 쾌감을 느낀다. 인기가 많고 영향력이 큰 사람을 공격할수록 자신의 위치 역시 높아지고 그와 동급이 된다고 착각한다. 이들을 실제로 본다면 그들이 내뱉은 악랄한 말들에 비하면 놀랄 만큼 온순해 보일지도 모른다.


2) 자아혼란형

 두 번째는 자아 정체성과 외부와의 경계의식이 불확실한 ‘자아혼란형’ 스타일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결부시킨다. 한 예로 자신이 구입한 카메라 브랜드만이 제일 우수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만이 최고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들에게 그 제품이나 인기인은 단순한 기호의 대상이 아니라 과장을 섞어 이야기하자면 그 사람 자체일 수 있다. 자신이 구입한 제품이 우수하다고 믿을수록,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인기도가 올라갈수록 자신의 가치도 덩달아 올라간다고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관계의 브랜드나 인기인은 자신의 가치감을 위협하는 적이라고 간주하고 경쟁 브랜드나 인기인을 비방하는 행동을 퍼붓는다.


3) 독선가형

 세 번째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만 옳다고 생각하는 배타적인 ‘독선가’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고 헐뜯는다. 대표적으로 지역주의자와 맹목적인 정당추종자들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든 글이나 기사를 특정정당과 지역주의와 연관시켜 악플을 다는 놀라운 재주를 가지고 있다. 해외리그에 진출한 한국의 야구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려도 지역적인 연고를 따져가며 폄하하기도 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을 특정 정치집단과 결부시켜 매도한다. 이들과 반대의 지점에 서있는 사람들은 설득과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말살과 타도의 대상일 뿐이다. 반대의견에 경청할 귀가 이들에게는 없다.


 말로 입은 상처에는 약도 없다.

편의상 몇 가지 유형으로 ‘악플러’를 나누어 보았지만 실재 ‘악플러’는 이렇게 쉽게 구분되어지지도 않을뿐더러 이런 유형들이 혼재되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분류에는 넣지 않았지만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상대 제품을 비방하는 직업적(?)인 ‘악플러’도 있을 것이다.

 곳곳에 불신과 싸움만을 부추기는 ‘악플러’는 분명 추방해야할 인터넷의 암적 존재이다. 이들의 유형에 따라 때로는 완전한 무반응으로 그 의도를 차단하거나 때로는 적극적인 비판을 통해 고립시켜 버려야 한다.

 악플에 악플로 반응하는 것만큼 그들의 의도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없다. 화장실에 단순히 ‘낙서금지’라고 써놓으면 더 많은 낙서가 쓰여지는 것처럼 단순히 ‘악플금지’라는 캠페인성 홍보나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기대하기에는 그들 안에 깃든 정신병리가 너무 깊고 그 피해가 너무 크다. 의사표현의 자유를 크게 해치지 않는 가운데 적절한 수준에서 인터넷 사용자의 정보를 노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다친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하지만 언어로 인한 폭력은 약도 없고 때로 회복하기 힘든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남긴다. 오늘도 어딘가에 끊임없이 악플을 달고 있을 ‘악플러’들에게 한마디 남기고 글을 맺는다.

‘악플은 남뿐만 아니라 나까지 파괴시킵니다.’

참조글 : 김천구 기자 /이진한 기자·의사 / 정우련 소설가 등


○ 숨어 있는 열등감, 공격본능 자극

 악플러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없고 심리적 열등감으로 위축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돼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마음속 억압된 감정을 발산하면서 순간순간 긴장감과 짜릿한 느낌을 맛보려 하는 것이다. 악플러들은 주로 학생이나 무직자가 많다. 성격이 소심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독신자도 악플러가 되기 쉽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는 “성인 악플러는 드러나는 곳에 나서지 못하고 숨어서 감정을 배설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청소년이나 미성년자인 악플러는 사안에 대한 깊은 사고나 판단 없이 생각나는 대로 재미로 행동한다”고 말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찬영 교수는 “악플은 알코올 의존증이나 도박 중독과 같이 강박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면서 “악플러는 하지 말라고 하고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수록 더욱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고 말했다.

 악플러의 심리 이면에는 공격적인 본능이나 남에게 칭찬받고 싶고 남보다 잘나고 싶고 남을 지배하고 싶은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고 순간적으로 짜릿한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 습관성 악플은 일종의 병인가?

 모든 중독은 즉각적 만족을 준다. 중단하면 금단현상이 나타난다. 상대방이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때 더 쾌감을 느낀다. 이들은 더 강한 반응을 얻고자 점차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악플을 남긴다. 그 관심이란 것이 부정적인 관심인데도 이들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특히. 상대방이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때 더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들이 애초부터 원한 것은 토론이나 설득이 아니라 싸움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악플을 중단하려는 시도를 여러 번 해보지만 그 재미에 길들여지게 되면 벗어나기 어렵다.


○ 악플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되도록 무시하고 잊어야 스트레스 덜 받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범죄현장의 주변을 떠도는 범인처럼 자신의 악플을 수시로 확인한다. 이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무반응이다. 최창호(HR 컨설팅 대표) 사회심리학 박사는 “악플을 보면 대중 앞에서 모욕을 당한 것이므로 심리적 충격이 있을 수 있고 자꾸 그 생각이 되풀이돼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사람마다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다르긴 하지만, 심하면 불안, 우울증과 같은 증세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일단 악플은 되도록 무시하는 게 좋다. 보았다 하더라도 미성숙한 아이나 열등한 성인의 행동으로 치부하며 애써 잊어버리려 노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명예훼손 땐 캡처해 수사 의뢰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법률 44조 1항은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해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 요구 또는 반박의 글을 게재할 권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피해자들은 해당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악플이 계속 달리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다. 정보통신부 윤리위원회 신고상담실(02-3415-0113)을 이용하면 좋다.

 심한 명예 훼손이 있는 내용이라면 악플을 캡처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02-393-9112)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2007. 7월부터는 인터넷에 댓글 실명제가 도입되며 피해를 봤을 경우 악플 게시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할 수도 있다. 또 악플 삭제 요청 시 관리자는 악플이 일정 기간 안 보이게 할 수도 있으며 악플 피해를 전담하는 분쟁조정위원회도 정통부 내에 신설된다.


오는 7월 실명제 확대되지만 실효성은 의심… 결국 자율만이 희망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오는 7월1일부터 실명제가 확대된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만 명 이상인 포털과 미디어 사이트의 게시판과 댓글에 실명제가 의무 적용된다. 개정안에는 익명성을 사이버 명예훼손의 주범으로 보는 관점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7월부터 악플로 인한 폐해가 줄어들까?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하리수, 강원래 등에 대한 악플은 실명의 공간인 미니홈피에서 발생했다. 악플의 진원지로 여겨지는 포털도 대부분 사실상의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로그인을 해야 댓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실명제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방증이다. 오히려 익명성보다는 상대방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를 함부로 대하게 되는 비대면성, 다수의 악플러 속의 하나로 숨어서 안도를 느끼는 집단성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실명제를 실시해도 비대면성과 집단성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악플은 단순히 인터넷의 문제가 아니라 소수자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문화적 풍토가 인터넷에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 풍토가 바뀌지 않으면 인터넷 문화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명제 외에도 악플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포털은 모니터링 시스템을 실시하고, 댓글 수를 제한하는 등 조처를 취하고 있다. 오병일 실장은 “문제 설정이 잘못됐다”며 “‘실명제냐 익명제냐’가 아니라 ‘강제적 실명제냐 자율적 선택이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가가 강제하는 실명제가 아니라 이용자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커뮤니티에서 실명제를 실시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정당할 뿐 아니라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고 김형은씨의 미니홈피에 악플을 달았던 사람은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자신의 미니홈피와 김형은씨의 미니홈피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고 유니의 친구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댓글 자정운동을 호소해 호응을 얻었다. 그래도 자율만이 여전히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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